LG硏 “고령자에 물건 팔려면 자존심 살려라”

입력 2013-04-07 18:41

고령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려면 자존감을 살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재문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7일 50∼60대 남성 7명을 심층 인터뷰해 작성한 ‘시니어 마케팅의 출발점’ 보고서에서 “시니어 소비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자존감이 상하지 않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면 배가 나오거나 눈이 침침해지기 마련인데 이처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약점을 쑥스럽지 않게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웃도어 용품이 대표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아웃도어 의류는 편하고 멋있으면서도 중·노년층뿐 아니라 젊은층도 함께 쓰는 제품”이라며 “한 조사에 따르면 50대 소비자의 36%가 아웃도어 의류를 입으면 자신이 더 젊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웃도어 용품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5조8000억원으로 핵심 구매층은 중년층 이상이다.

보고서는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제품도 단순한 이용자 환경을 기본으로 하고 선택사항을 추가로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년층을 위한 쉬운 메뉴가 별도로 있는 현재와 같은 방식은 열등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시니어 소비자들이 아직 작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이들의 마음을 먼저 얻는 기업이 미래의 마케팅 전쟁에서 한 발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