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AI는 美 생화학 공격” 중국 軍간부 음모론 파문

입력 2013-04-07 18:29 수정 2013-04-07 23:09

중국에서 확산 중인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미국의 생화학 무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중국 군 간부의 음모론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다이쉬(戴旭) 대교(대령급)가 자신의 웨이보에 중국에서 확산 중인 신형 AI는 미국의 생화학 무기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군 지도부에 이번 사태에 과민 반응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다이 대교는 2003년의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사태도 미국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던 인물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그의 주장이 인명경시에 따른 것이라며 당사자를 면직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당국은 늘어나는 신형 AI 감염자 숫자에 뾰족한 대책 없이 고민만 깊어지는 모습이다.

7일 신화통신 인터넷판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이틀간 4명의 남성이 신형 AI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장쑤성 난징에서도 추가로 감염자가 나왔다. 중국 보건당국은 상하이와 저장성 항저우의 시장에서 신형 AI 바이러스가 대거 검출되자 해당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금류를 긴급 살처분하고 주변 지역 방역에 나섰다. AI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난징에서는 6일 시내 거리에서 참새떼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알려져 이미 조류 사이에서 신종 AI 바이러스가 널리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유엔은 신종 AI 확산 예방수칙을 발표하면서 개인위생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종류가 다른 동물은 분리해서 키우라고 권고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가축 소유주나 농장주의 경우 가축과 접촉한 이후 반드시 손을 씻고 농장의 가금류가 갑자기 죽거나 질병 증상을 보이면 당국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류가 다른 동물을 한꺼번에 같은 장소에서 키우지 말고, 병사한 동물의 고기를 섭취하거나 이를 다른 동물에게 먹이로 주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고 FAO는 덧붙였다.

대만 언론들은 신형 AI 감염 치사율이 10년 전 사스보다 3배나 높다고 보도했다. 린싱둥(林興棟) 광저우 중의약대 교수는 자유시보에 “신형 AI는 발병 뒤 증세가 단기간에 악화되고 있다”면서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치사율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