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겨냥 매일 한건씩 터뜨려… 북한, 헤드라인 전략으로 위협”
입력 2013-04-07 18:16 수정 2013-04-07 22:44
국제사회를 겨냥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위협이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부는 특히 이번 주가 북한발(發) 위협이 엄포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실제 무력 도발로 이어질지 판가름 짓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 위협 이번 주 최대 고비될 듯=북한이 평양주재 외교단 철수 권고 시한으로 정한 날짜는 10일이다. 긴장 고조를 위한 선전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북측이 전례 없는 움직임을 보인 것임은 분명하다. ‘한다면 한다’는 습성상 어떤 식으로든 도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북한 도발이 이뤄진다면 10일 전후가 유력하다. ‘무수단’급 미사일 발사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12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취임 1주년(13일)도 있어 선전 효과가 크다. 북한의 위협은 또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에 이어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까지 갈 수도 있다. 기념일마다 체제를 공고화하는 계기로 삼아온 북한 지도부로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역시 이번 주가 고비다. 7일 현재 원부자재 및 식자재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입주기업은 13곳으로 늘어났다. 우리 국민은 514명이 체류 중이며 이날 환자 1명이 발생해 동료 보호자 1명과 함께 긴급 귀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여건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 대화론’은 일단 경계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돼야 대화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되는 북한식 ‘헤드라인 전략’=정부는 다양한 외교채널을 가동해 북한의 외국공관 철수 권고 의도를 분석 중이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은 매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내용을 한 건씩 터뜨리고 있다”며 “헤드라인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안보 불안감을 키우는 식의 전형적인 술책으로, 이를 통해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 선회를 압박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특히 북한이 ‘미국의 공격이 이뤄지면 위험하다’는 식의 전제를 붙인 것은 위기 원인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실장은 또 “오리는 물 밑에서 쉬지 않고 부지런히 발을 움직인다”며 관련국간 긴밀한 협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5일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별도로 부르고, 유럽 및 아시아 국가들은 모아 부르는 등 외교단을 3~4개 그룹으로 나눠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평양 24개 외국공관 중 철수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중국은 (북한 언급을) 수사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며 “중국이 (평양에 계속) 깃발을 꽂고 있겠다고 밝힌 것은 상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16일 워싱턴에서 갖기로 했던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를 연기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