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관 철수’ 권고후 평양의 주말… 시민들 전쟁보다 봄맞이 분주
입력 2013-04-07 18:16 수정 2013-04-07 22:45
평양 주재 외교관 철수카드를 들이민 북한의 평양 주말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평양 주재 대사관들은 당분간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국가들은 여의치 않으면 공관 철수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7일 “북한 거주 중국인과 주재 기업의 합법적인 권리 및 안전을 보호해줄 것을 북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홈페이지 발표문을 통해 “우리가 파악한 범위 안에서는 북한 주재 중국 외교 공관들이 여전히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외무부도 앞서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평양 주재 독일 대사관의 안전과 위험 노출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는 대사관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도 논평에서 “직원의 철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스웨덴 대사관도 자국 관광객 지원 등을 위해 일단 계속 가동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프랑스도 아직 공관 철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브라질은 대사관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지만 위급상황 시 중국 단둥으로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도 긴장 고조 상황을 고려, 외교관 철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이 전쟁 위협을 높여가고 있지만 평양은 전쟁보다 봄맞이 준비에 더 분주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김씨교(敎)의 이면’이라는 르포에서 평양의 모습은 전쟁 위험에 직면했다는 게 절실하기보다 오히려 코믹하다고 평했다. 버스와 전차에 풀과 나뭇가지로 씌운 위장막이 과도하면 교통사고가 날 수 있다는 지적에 일부는 키득거리며 웃는가 하면 평양에서 나무총만 찾아볼 수 있었고, 공항에서 평양까지의 진입로변 군 막사에 군용기는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간지는 또 “수백명의 군인이 삽을 들고 공원에서 나무를 심었다”면서 “시내 공원에도 잔디와 꽃을 심느라 사람들이 몰렸다”고 평양의 봄날을 묘사했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북한의 전쟁 위협은 내수용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르포는 평가했다.
한편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6일 김정은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한반도 위기상황을 안정시키는 조건 중 하나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를 원하고 있다고 영국 외교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