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 평준화된 스마트폰… 삼성·LG·팬택 “우리가 최고”
입력 2013-04-07 17:21 수정 2013-04-07 14:19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본격적인 풀HD 스마트폰 경쟁을 앞두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양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스펙 경쟁’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는 게 이유다.
최근 각 제조사가 내놓은 플래그십 제품들은 사양이 큰 차이 없이 엇비슷하다. 쿼드코어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2GB 메모리, 풀HD(1920×1080) 디스플레이, 1300만 화소 카메라 등이 공통 사양으로 탑재돼 있다. 이렇다보니 제조사들은 저마다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가는 삼성전자는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갤럭시S4를 통해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겠다는 태세다. 반면 LG와 팬택 등 후발주자 등은 동등한 사양을 내세워 이번 기회에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심산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말 출시할 갤럭시S4는 하드웨어 사양에서 근소하지만 가장 앞서있다. 국내 출시 모델에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5 옥타코어 AP가 탑재된다. 다른 제품들이 ‘코어’가 4개인 쿼드코어 제품을 쓰지만 최초로 8개짜리 옥타코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풀HD 아몰레드가 탑재되는 것도 처음이다.
갤럭시S4가 전작인 갤럭시S3보다 전반적으로 사양이 좋아졌음에도 두께가 0.7㎜ 얇아졌고, 무게도 3g 가벼워졌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혁신’으로 내세우고 있는 포인트다.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의 판매량이 보여주듯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도 갤럭시S4의 무기다. 결국 같은 사양이면 믿을만한 브랜드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양이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성능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갤럭시S 시리즈가 전 세계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넘긴 것은 그만큼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LG전자는 이번이 갤럭시S 시리즈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G시리즈의 두 번째 제품인 옵티머스 G 프로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 G 프로는 LG전자 휴대전화 사상 최단기간인 출시 40일 만에 50만대 판매(통신사 공급 기준)를 기록했다. 5.5인치 대화면에 색감이 뛰어난 IPS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면만큼은 어떤 경쟁제품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눈동자 인식기술인 ‘스마트 비디오’ 등을 탑재한 밸류팩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차례 더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양에서는 경쟁사에 결코 뒤지지 않고, 오히려 뛰어난 기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어떤 제품과 맞붙어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팬택은 빠르면 이달 말쯤 5인치 풀HD 스마트폰 새 모델 출시를 계획 중이다. 갤럭시S4 출시 시기에 맞춰 이에 대응하는 모델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산이다. 팬택 관계자는 “국내 최초 풀HD 스마트폰인 베가 넘버6는 갤럭시노트2를 겨냥한 ‘패블릿’ 모델이었고, 새 모델은 휴대성을 보다 강조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최근 박병엽 부회장과 이준우 부사장 ‘투톱’ 체제로 회사 구조를 재편했다. 박 부회장은 투자유치와 중장기 비전 수립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제 스마트폰 경쟁이 기술보다는 브랜드와 마케팅으로 옮겨갔다는 판단 때문이다. 팬택은 국·내외에서 제품력은 인정받았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박 부회장이 투자유치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