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스타들 갈 곳은 어디에…

입력 2013-04-05 18:43

스포츠 영웅에서 퇴물로 추락한 두 영웅 사연이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42·미국)과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남아공) 얘기다.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사이클계에서 영구 추방당한 암스트롱이 최근 동호인 수영대회에도 출전이 금지당했다. 암스트롱은 6∼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2013 미국 중남부지역 마스터스 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이 대회는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동호인들의 수영 잔치로 미국 마스터스수영연맹 회원인 암스트롱은 이번 대회 40-44세 그룹에서 자유형 500야드, 1000야드, 1650야드 등 세 종목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물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미국 수영연맹과 마스터스수영연맹에 공문을 보내 FINA 도핑 규정에 따라 암스트롱의 마스터스 대회 출전 신청을 받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스토리우스(27·남아공)는 최근 트랙 복귀를 염두에 두고 훈련을 재개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가족들이 이를 부인했다.

남아공 법원은 지난달 29일 피스토리우스의 보석 조건을 완화해 해외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피스토리우스가 다시 주요 대회에 나갈 수 있게 됐지만 세계 육상계는 그의 초청을 취소하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남아공 언론이 프리토리아대학에서 탄소 섬유 재질의 의족을 달고 트랙을 달리는 듯한 피스토리우스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훈련 복귀설이 나돌았다. 게다가 피스토리우스의 에이전트인 피트 반 제일이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피스토리우스가 사건 전의 삶으로 조금이라도 돌아가려고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 훈련 복귀에 무게감을 더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5일 성명을 통해 “오스카의 트라우마가 심해서 집 바깥을 나서는 것조차 어려워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공식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피스토리우스의 가족들과 친구들은 그의 자살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