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2기 동해안 은닉 “며칠 내 발사 가능성”

입력 2013-04-05 18:35 수정 2013-04-05 01:54

북한이 ‘무수단’급 중거리 미사일 2기를 동해안으로 옮긴 뒤 2대의 차량(TEL·Transporter Erector Launcher)에 실어 특정 시설에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 당국은 이 시설을 집중 감시하며 기습 발사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5일 “북한이 이번주 초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2기를 열차를 이용해 동해안으로 옮기고 발사대가 장착된 차량에 탑재한 것을 확인했다”며 “미사일 탑재 차량을 숨긴 것은 기습적으로 발사하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군은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북한 원산을 포함한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대북 정찰 자산을 증강한 감시·탐지체계를 가동 중이다. 군 소식통은 “탐지거리 1000㎞인 SPY-1 레이더를 탑재한 7600t급 이지스함 2척이 각각 동해와 서해에서 대기하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궤적을 추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고 복귀했던 서애류성룡함은 최근 동해상으로 이동했고, 율곡이이함은 서해상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육상의 그린파인 레이더(탐지거리 500㎞)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등도 가동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1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를 발사했을 때 이지스함은 94초, 피스아이는 97초, 그린파인 레이더는 120초 만에 각각 장거리 로켓 발사 사실을 군 당국에 보고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사거리 3000∼4000㎞인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 세 가지 미사일의 발사 준비 및 정황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태양절(4월15일)이나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 또 날씨 등을 고려해 발사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미국 관리는 기밀 영상과 감청 내용 등을 토대로 “북한이 동해안으로 이동시킨 탄도미사일을 며칠 아니면 몇 주 내에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관리들은 북측이 아직 한 차례도 시험 발사한 적이 없는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군 당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월북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관할하는 해병대 연평부대에 국방전비태세검열단을 보내 경계소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