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시대, 자신 넘친 中 외교

입력 2013-04-05 18:18

“생명은 운동을 통해 존재하게 되고, 외교는 활동을 함으로써 이뤄지게 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일 하이난섬에서 시작되는 보아오 아시아포럼에 참석해 개막연설을 하게 된다. 시 주석은 보아오 포럼 뒤에는 중국을 방문하는 브루나이, 미얀마, 멕시코, 캄보디아, 호주 등의 지도자들을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외교에서의 활동을 강조한 자신의 말처럼 러시아와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외교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시 주석은 최근 중앙정치국 집단학습 연설을 통해 “중국은 평화발전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다른 나라들도 평화발전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게 그 첫째고, 둘째는 “중국은 핵심 이익을 놓고 다른 나라와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새 지도부가 출범한 뒤 지금까지 보여 온 외교 행보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신문망은 5일 중국 새 지도부의 외교 행보에 대한 전문가 분석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즉 자신, 적극, 겸화, 공영 등 네 가지다.

진찬룽 런민(人民)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을 통해서는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지지를 공고히 했고,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서는 이들 국가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확실히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모습은 중국 외교가 총체적으로 자신에 차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우칭안 칭화(淸華)대학 공공외교연구실 주임은 “새 지도부는 국제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대국 관계에 있어서는 안정적으로 나아가되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자주 독립을 옹호한다는 노선을 견지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대국이라고 해서 오만하지 않고 겸허하고 온화한 자세를 보였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궈셴강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겸화는 중국 외교의 또 다른 특징”이라며 “이러한 모습은 아프리카와의 관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취싱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협력 공영이라는 개념은 새 지도부 출범과 함께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 러시아 방문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나는 당신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느낀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시 주석이 ‘강한 중국’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겸화’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