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 “개성공단 인력 철수, 현 단계선 고려안해”

입력 2013-04-05 17:30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계속되는 북한의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전원 철수 위협에도 현 단계에서 남측 인력 철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위협이 있을 경우 철수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류 장관은 5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현지 체류인원의 신변이 그렇게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단 폐쇄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는 그런 사태를 원하지 않는다.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정부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의 ‘마중물(펌프의 물을 퍼올리기 위해 넣는 물)’이라는 언급도 계속했다.

그러나 류 장관은 “지금 시점에서 (우리의) 대화 제의보다는 북한이 하루빨리 비정상적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신변 안전을 위해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우리의 대화 제의보다는 북한의 통행제한 철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아울러 “더 이상 생산 활동이 어렵게 되면 전적인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위협은 일단 소강상태를 맞았으나 개성공단의 일부 기업은 원부자재 부족으로 이미 조업을 중단했다. 통행제한 조치가 계속될 경우 다음주 초부터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섬유업체 3곳이 원부자재 부족으로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조업중단 기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업이 중단된 3개 입주기업에 고용된 200명 안팎의 북측 근로자들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도 “식자재가 부족한 기업은 여유 있는 다른 기업과 공유하는 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오늘 내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통행제한 사흘째인 이날 북측 휴일인 청명절이어서 공단에 체류한 우리 측 인력의 귀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북측 근로자 5만3000여명 대부분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현재 608명이다. 북측이 통행제한 조치를 내린 3일 33명, 4일에는 220명이 각각 남쪽으로 귀환했다. 6일에는 체류인원 100명과 차량 54대가 추가로 남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