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 부부 2세는… ‘프로골퍼’로 많이 키워

입력 2013-04-05 14:30 수정 2013-04-05 16:58

스포츠 스타 부부의 2세가 운동선수로 대성한 국내 사례는 많지 않다. 스타선수가 되기까지 혹독한 훈련과정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선수 대물림이 많지 않은 탓이다.

가장 유명한 스포츠 스타 출신 부모를 둔 현역 선수는 프로골퍼 조윤희-윤지 자매일 것이다. 아버지는 프로야구 삼성감독대행을 지낸 조창수씨, 어머니는 국내 프로종목 통틀어 첫 여성감독(GS칼텍스)을 지냈고,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의 주역인 조혜정씨다. 이들 자매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뛰면서 부모의 후광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오롯이 가고 있다.

탁구의 안재형-자오즈민 부부는 아들 안병훈을 프로골퍼로 키워냈다. 2009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안병훈은 유러피언 2부투어와 아시아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안재형은 탁구 지도자에서 ‘골프대디’로 변신, 아들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조창수, 안재형의 예에서 보듯 2세들을 골프선수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골프가 다른 종목에 비해 부상 위험이 적고 선수생명이 길어 평생직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84년 LA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서향순과 86년 서울아시안게임 유도 금메달리스트 박경호 부부의 딸 박성민은 미국에서 프로골퍼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호철 프로배구 러시앤캐시 감독의 아들 김준은 이탈리아에서 프로골퍼로 활약하고 있다. ‘적토마’로 유명했던 프로축구 고정운의 딸 고아라는 지난해부터 KLPGA 정규투어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윙 메커니즘이 비슷한 야구선수 2세가 골프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김용희 전 롯데 감독의 아들 김재호는 KPGA 프로골퍼다. 해태의 거포였던 김준환 원광대 감독의 딸 김상희도 KLPGA 무대에서 뛰고 있다. 선동열 KIA 감독의 아들 선민우는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해 프로선수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부모의 뒤를 이어 같은 종목에서 활약하는 2세도 적지 않다. 야구 명포수 출신 유승안 경찰청 감독의 아들 유원상은 LG에서 투수로 활약하고 있고, 이순철 KIA 수석코치의 아들 이성곤은 연세대에서 내야수로 뛰고 있다. 프로농구 전주 KCC 허재 감독의 두 아들도 농구선수의 길을 가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