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후 ‘0∼2세’ 어린이집 이용 폭증

입력 2013-04-04 21:52


서울 화곡동에 사는 직장인 진모(38·여)씨는 지난해 3월 만 0∼2세 영아 무상보육이 실시되자마자 생후 17개월이던 둘째 아이를 인근 어린이집에 등록했다. 당초 3세가 되면 보낼 계획이었지만, 보육비용이 지원되면서 1년을 앞당긴 것이다. 진씨는 “예정보다 일찍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프로그램 등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아이를 돌봐주던 친정어머니도 보육시간에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월 무상보육 도입 후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낸 가정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4일 ‘2012년 보육통계’를 통해 어린이집 이용자수가 2011년 대비 2만4472명 증가했으며, 이 중 2만2679명(93%)이 영아였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 전체 영아 25만6528명을 기준으로 2011년 44%인 11만1495명이 어린이집에 다녔지만 지난해에는 13만4147명(52%)이 다닌 것으로 집계됐다.

영아 수가 늘면서 지난해 말 시내 어린이집은 총 6538개로 2011년 6105개보다 433개(7.0%)가 증가했다. 특히 영아를 주로 담당하는 가정어린이집은 353개 늘어 전체 증가분의 8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어린이집 전체 정원도 7.6% 늘었고, 종사자 수는 14.1%나 증가했다. 시 관계자는 “영아 무상보육 이후 어린이집 이용자, 시설, 종사자 등이 모두 늘어난 것이 통계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아도 양육수당이 지급되면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0∼1세 영아의 경우 지난해 5만3723명이 어린이집에 다녀 2011년 3만7404명보다 44%나 늘었다. 하지만 올 들어 3월까지 5만5970명이 등록해 4% 증가에 그쳤다.

한편 시는 어린이집 보육서비스 향상을 위해 10일까지 학부모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아이사랑 부모 모니터링단’ 250여명을 모집한다. 이들은 10월까지 시내 어린이집 약 2000곳을 돌며 급식관리, 건강관리, 안전관리 등 13개 항목을 살펴보고 위법사항을 해당 자치구에 신고하게 된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