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건설 싸고 민심 갈라진 영양군… 찬반 집회 잇따라 개최
입력 2013-04-04 18:46
댐 건설을 둘러싸고 인구 2만명이 채 안되는 경북 영양군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찬반 집회가 잇따르면서 고소·고발, 경찰 입건 등으로 주민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4일 경북도에 따르면 둘로 나뉜 영양군 주민들은 지난달 5일 반대집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19일 찬성집회를 각각 열었다. 특히 24일에는 타당성조사를 위해 인력과 장비가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반대 측 주민들이 출입을 막으면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환경단체와 반대 측 주민 등으로 구성된 ‘영양댐반대공동대책위’는 “권영택 군수와 관변단체들이 제대로 된 주민 의견수렴도 없이 댐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며 “끝까지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찬성 측인 영양댐추진위원회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타당한 것으로 평가됐고 국회도 이를 인정해 올해 예산에 타당성조사 예산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영양군은 하천경사가 급해 홍수에 취약하며 이로 인해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13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신규 수자원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영양군의회도 지난 3일 댐 건설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기로 했으나 의원들 간 의견차가 커 무산됐다. 군의회는 전체 의원 7명 전원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영양댐 건설 찬·반 입장 발표를 위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하지만 찬성 3명, 반대 2명, 기권 2명으로 과반수가 나오지 않아 댐 건설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영양댐은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장파천 일대에 추진하는 저수용량 5억7100만㎥ 규모로 국비 3139억원을 투자해 내년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영양=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