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노래한 재일동포 프리마돈나 전월선… ‘KBS스페셜’

입력 2013-04-04 18:36


KBS스페셜(KBS1·7일 오후 8시)

‘해협을 넘나드는 가희(歌姬)’ 전월선(54)은 1983년 데뷔 이후 30년간 남과 북, 일본을 오가며 평화를 노래한 프리마돈나다. 그의 이름 앞에는 ‘한국과 북한 일본 3개국 정상 앞에서 노래를 부른, 유일한 프리마돈나’라는 설명이 늘 따라다닌다. 프로그램은 이념을 초월해 노래한 전월선의 30년 오페라 인생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새로운 한·일 관계를 모색해본다.

일본에서 태어나 조총련계 민족학교에서 음악과 무용을 배웠다. 재일동포라는 이유로 일본 국립음악대로부터 입학을 거부당하는 등 차별을 당했다. 하지만 포기할 줄 몰랐던 그는 83년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오페라 가수로 데뷔한다. 그리고 2년 뒤, 평양에서 세계음악제 초대장이 날아든다. 이때 김일성 주석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20여년 전 북송사업에 따라 북한행을 택했던 오빠 4명과 꿈같은 재회를 했다. 이것이 그와 오빠들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1994년 그는 한국 무대에 오른다. 서울에서 오페라 ‘카르멘’의 주연을 맡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남과 북, 일본을 넘나들며 활동했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공식 인정하고, 일본에서 북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그는 혼란에 빠진다. 게다가 리사이틀에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가 찾아오자 충격에 휩싸인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말이 그가 다시 노래하는 이유가 됐다. “어머니가 옛날부터 말씀하셨던 건 모든 괴로움이나 슬픔은 남북이 분단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통일의 날까지 계속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다짐했다.” 한반도의 분단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