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영향력 강화] 한은, 보고서 냈는데… 기준금리 안 올리겠다는 뜻?

입력 2013-04-04 18:20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에서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또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하반기부터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압박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시점에 한은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은 4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7월과 10월 총 0.5% 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경제성장률에 미친 영향은 지난해 0.03% 포인트, 올해는 0.19% 포인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금리를 한 차례도 인하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한 결과다.

한은은 지난해 금리 인하 효과가 2014년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아도 통화정책의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더욱이 한은은 ‘세계 경제의 점진적 개선’ 등을 이유로 국내 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다소 부진하겠지만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민간소비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교역 물량 증가로 경상수지가 흑자를 이어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6개월 뒤에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경기회복이 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여러 거시정책 중 통화정책의 효과는 경제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다”면서 “상황변화에 따라 유효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