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2013년 149조 투자·12만8000명 신규 채용”
입력 2013-04-04 18:09 수정 2013-04-04 22:38
산업통상자원부가 삼성을 비롯한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채용 계획을 취합해 공개하면서 이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0대 그룹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30대 그룹은 지난해보다 7% 늘어난 149조원을 올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산업부를 통해 밝혔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통신·석유화학·철강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49조원대의 투자 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삼성그룹이 규모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30대 그룹은 또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2만8000명을 채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윤 장관은 최근 성장 둔화에 따른 경기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경제 살리기에 힘쓰자고 당부했다. 또 정부가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해 선도형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생태계 만들기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대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만들기가 중요하다며 각 기업이 제출한 투자·채용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149조원의 투자계획과 고용계획을 발표해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경제단체와 30대 그룹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투자·고용협의회’를 구성해 투자·고용 동향을 점검하고 기업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찾아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정부의 기대대로 재계의 투자·고용 계획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경제 상황이 좋으면 초과 투자도 가능하겠지만 위기상황이 깊어지면 투자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종중 삼성 사장은 간담회에서 “고용은 가급적 확대할 방침”이라면서도 “투자는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하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특히 30대 그룹은 지난해에도 15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는 당초 계획보다 약 8.5% 모자란 138조2000억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글로벌 경제상황은 염두에 두지 않고 기업들에게 투자·고용계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신관치경제’라는 비판도 흘러나왔다.
간담회에서는 또 환율 문제를 두고 정부와 기업 간 시각차가 드러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105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2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주요 그룹들은 환율이 여전히 낮다고 지적
했지만 정부는 그나마 좀 나아진 게 아니냐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