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北 “전쟁, 오늘 아니면 내일”…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

입력 2013-04-04 18:16 수정 2013-04-05 00:44


날이 갈수록 군사적 도발 위협 수위를 높여온 북한이 4일 실제 미사일 배치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미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최근) 조성된 정세는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말겠는가가 아니라 오늘 당장인가 아니면 내일인가 하는 폭발전야의 분분초초를 다투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남 강경 발언을 계속해온 북한 군부의 전형적인 위협이지만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이 이동하는 모습이 정보 당국 등에 포착되면서 엄포용으로만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어떤 식으로든 도발을 감행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CNN도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북한이 조만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고 계획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대화가 가로막힌 최근 상황은 평양이 이동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조만간 발사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보 당국이 파악할 수 있도록 북한이 열차를 이용해 무수단 미사일을 과시하듯 실어나른 점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진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은 사거리가 3000~4000㎞로 괌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핵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한 대미 협상용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실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시기는 15일 김일성의 생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경절마다 대외적으로 무력을 과시해 체제 안정을 꾀하는 북한 지도부의 전통적 전술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2월 김정일의 생일을 나흘 앞두고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군사적 도발 징후의 또 다른 근거는 개성공단 상황이다. 통행금지가 장기화될 경우 북한이 최근 내세운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정책’에서 우선순위가 핵무력 건설로 옮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의 군사력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이 B-52 전략폭격기 등 첨단 무기를 한반도로 이동시킨 데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것이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