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중 자금 2년내 2배로 늘리기로

입력 2013-04-04 17:47

일본은행이 4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중 화폐 공급량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금융완화 조치를 확정, 발표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회의 직후 성명서에서 “양과 질에서 모두 차원이 다른 금융 완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 탈출의 기준이 되는 ‘2% 물가 상승’ 목표를 2년 안에 달성하기로 하고 양적완화 규모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양적완화 정책을 위해 정책운용 목표를 ‘무담보 콜금리 익일물’에서 ‘시중 화폐공급 총량(monetary base)’으로 변경하고 매년 60조∼70조엔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138조엔이었던 화폐공급 총량은 내년 말 약 2배인 270조엔(약 3210조원)으로 늘어난다.

이밖에 장기국채 매입량은 2012년 말 89조엔에서 올해 말 140조엔, 내년 말 190조엔까지 늘린다. 이를 위해 장기국채 보유액을 화폐 발행 총액 이내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일본은행권 규칙’ 적용을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보유잔액도 매년 1조엔씩 확대키로 했다.

일본은행의 공격적 양적완화 시행 소식에 엔화 환율은 급등하고 채권 금리는 떨어졌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75% 오른 95.41엔에 거래됐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21일 수준까지 회복됐다.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대표적 지표인 10년물 일본 국채 이자율도 오후 한때 연 0.425%까지 떨어져 2003년 6월 11일 0.43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