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강판도는 새내기 손에…

입력 2013-04-04 17:35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가 펼쳐지고 있는 프로농구 코트에 ‘신인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겁 없는 신인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포워드 최현민(23)이다. 최현민은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4강 PO 2차전에서 가공할 득점포를 가동했다. 인삼공사는 2쿼터 2분쯤 7-20으로 뒤져 있었다. 이때부터 최현민의 쇼 타임이 시작됐다. 최현민은 2쿼터에서 3점슛을 3개 던져 모두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자칫 맥없이 경기를 내줄 뻔했던 인삼공사는 이날 20점이나 쓸어 담은 최현민의 활약 덕분에 70대 63으로 승리를 거두고 1승 1패를 기록,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경기 후 “최현민이 결정적일 때 외곽포를 몇 방씩 터뜨려 준 것이 큰 힘이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현민은 “오늘 내게도 상대 수비수들이 따라붙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떤 뒤 “우리 팀 형들이 모두 지쳤다. 홍삼을 먹고 링거를 맞아 가면서 버티고 있다. 이런 때에 신인인 내가 한 발자국이라도 더 뛰어야 한다”며 의젓하게 말했다.

인삼공사에 최현민이 있다면 울산 모비스엔 김시래(24)가 있다. 가드인 김시래는 지난 2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4강 PO 1차전에서 12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82대 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시래는 이날 4쿼터에서 승부사적인 기질을 보였다. 모비스가 56-54로 근소한 리드를 잡은 채 4쿼터가 시작됐다. 모비스는 4쿼터 시작 30여초 만에 양동근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연속 득점으로 60-54로 달아났다. 깜짝 놀란 전자랜드가 속공을 하자 김시래는 재치 있는 수비로 전자랜드 디엔젤로 카스토의 공격자 반칙을 이끌어 냈다. 공격권을 가져간 모비스는 득점에 성공했다. 김시래의 굿 디펜스 한 개로 승부의 추는 모비스 쪽으로 확 기울었다.

두 신인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이번 시즌 4강 PO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