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컬러 영화 ‘이국정원’ 원본 56년 만에 발굴

입력 2013-04-03 22:08


한국 최초의 컬러 극영화이자 한국·홍콩 합작 첫 작품인 전창근(1908∼1975) 감독의 ‘이국정원’(사진) 원본 필름이 56년 만에 발굴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은 1957년 국내 영화사 한국연예주식회사와 홍콩 영화사 쇼브라더스가 공동 제작한 35㎜ 필름의 91분짜리 컬러 영화 ‘이국정원’의 원본과 홍보용 포스터 2점, 중국어 녹음대본 1점, 스틸 원본 19장, 전단지 1점 등을 입수했다고 3일 밝혔다.

영상자료원은 지난해 5월 홍콩 쇼브라더스를 방문해 이 영화의 원본 필름을 확인했다. 이어 복원을 조건으로 국내에 들여왔고 일본 이마지카 현상소와 협력해 지난해 말 디지털 상영본 제작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1958년 국내에 개봉돼 화제를 모은 ‘이국정원’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영화 컬러 필름이라는 점과 한국 홍콩 대만 등 다국적 합작 영화의 시초라는 점에서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컬러로 촬영한 최초의 기록물과 애니메이션으로는 ‘무궁화동산’(1948)과 ‘성웅 충무공’(1955)이 있다. 1950년대에 제작된 한국 영화는 308편이고, 이 가운데 56편의 필름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중국 미녀가수와 한국인 작곡가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이국정원’에는 김진규 윤일봉 최무룡 등 한국 스타급 배우와 우민 양지경 진예 등 중국 인기 배우들이 출연했다. 영상자료원은 이 영화의 일반 공개에 앞서 4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에서 당시 주연 배우 윤일봉의 사회로 언론 및 영화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첫 시사회를 연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