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선거 뇌물 스캔들

입력 2013-04-03 18:45

‘민주당 출신 공화당 시장 만들기.’

11월 열릴 예정인 뉴욕시장 선거를 둘러싼 뉴욕 지역 정치인들의 뇌물수수 스캔들이 미국 전역을 달구고 있다. 미 연방검찰은 2일(현지시간) 뇌물 사건의 주범 말콤 스미스 뉴욕 상원의원을 포함해 이 지역 정치인 6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무더기 체포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일의 발단은 시장이 되고 싶은 스미스 의원의 야심이었다. 그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공화당 후보로 나서 시장에 당선된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당연히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공화당 내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는 뉴욕 곳곳에 기반을 둔 공화당 소속 지역 정치인 3명과 민주당 소속 정치인 2명에게 호텔방과 사무실 등지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뇌물을 건넸다. 이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들은 나서서 뇌물 금액을 책정하기도 하고 선불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기막힌 ‘뇌물수수 백태’를 보여줬다. 스미스가 당선되면 부시장이나 경찰 부국장이 되고 싶었던 공화당 시의원 댄 할로랜은 스미스의 손발 노릇까지 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공화당 후보가 아니라 검찰의 기소장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연방수사국(FBI) 직원이 이 지역 사업가를 가장해 스미스를 만나 밀착 감시했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차 안에서 공범들과 FBI 직원을 만나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거나 “이 거래가 얼마나 큰 건지 알지 않느냐”는 말을 겁도 없이 되뇌는 바람에 생생한 녹취록까지 남겼다. 할로랜은 “이런 게 바로 정치”라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