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형 AI 공포… 꼬리무는 의혹들

입력 2013-04-03 18:44 수정 2013-04-03 22:25

중국발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안심시키고 있지만 각종 의혹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AI 바이러스는 H7N9형으로 사람이 감염돼 사망에까지 이른 것은 세계 최초다. 과거 AI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람이 사망한 사례가 있었지만 주로 H5N1형 바이러스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이 첫 사망자를 발표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망일이 지난달 초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시기를 피해 사망자 발표를 3주 이상 늦췄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중국 당국의 발표대로 최종 확진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믿는다 해도 더 큰 문제가 남아 있다. 대규모 사망으로 이어졌던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한 지 10년이 넘어서도 바이러스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3주 이상 걸릴 정도로 중국 당국의 대응 능력이 향상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종 AI 사태가 최근 상하이 황푸강에서 1만6000여 마리의 돼지 사체가 발견됐던 것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저서 ‘전염병(The Coming Plague)’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리 가렛은 2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돼지와 오리의 폐사가 인간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중국의 최근 상황은 인플루엔자 대유행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상하이시 당국은 이번 H7N9형 바이러스의 소스가 돼지로부터 왔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첫 번째 사망자 중 한 명이 돼지 유통업자였다는 점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정부 발표가 신뢰를 잃고 있다.

이미 신종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됐을 가능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쑤이런 대만 국가위생연구원 전염병연구소장은 “중국 당국이 발표한 감염 사례가 모두 위중하고 서로 가족관계나 업무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이는 해당 바이러스가 주변 지역에 이미 퍼졌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보건당국은 저장성에서 신종 AI 확진 판정을 받은 2명 중 38세 남성이 사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로써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7일쯤 발병해 18일 병원으로 옮겨진 이 남성은 24일 병세가 악화되기 시작해 27일 사망했다. 사망 후 일주일 만에 사망 사실이 공식 발표되면서 또다시 중국 당국의 보고 체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