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정치 재개?… 국무장관 퇴임후 칩거 2개월만에 공개석상 등장

입력 2013-04-03 18:44

퇴임 이후 두 달여간 칩거해온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바이털 보이시스 글로벌 리더십’ 시상식에 참석,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클린턴 슈퍼팩(선거법 규정과 상관없이 무제한 선거자금 모금이 가능한 민간 정치후원단체)도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연단에 나서 “여성들의 잠재력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우리는 기회를 갖고 있다. (여권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세계 곳곳에서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고무하기 위한 연설이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전직 퍼스트레이디이자 상원의원이며 국무장관이었던 인물이 3년 후 대선에 출마하길 고대하는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클린턴 지지자 수십명은 행사장 밖에 모여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 집회를 열기도 했다.

클린턴은 이날을 필두로 공개 활동을 이어간다. 5일엔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여성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한다. 이후로도 여러 강연에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이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지지자들이 모여 만든 슈퍼팩이 2일 공식 웹사이트를 열고 모금활동에 들어갔다고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지난 1월 발족된 클린턴 슈퍼팩의 활동은 2016년 있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이미 10만명 이상의 후원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대선 출마 의사도 밝히지 않은 정치인의 슈퍼팩이 발족돼 모금 활동을 벌이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슈퍼팩 측은 “매일 1000명 이상의 후원자가 모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클린턴은 미 언론들이 2016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잠룡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엔 동성 결혼 합법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