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몰린 佛올랑드… 예산장관 탈세혐의 기소에 “프랑스 모독” 비판 진화나서

입력 2013-04-03 18:44 수정 2013-04-03 22:25

부자증세를 둘러싸고 재계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자신이 추구하던 정책을 수행한 핵심 장관이 스위스에 거액을 빼돌려 탈세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프랑스에 대한 모독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올랑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제롬 카위작 전 예산장관의 탈세 의혹과 관련, “고위 공무원의 재산을 공표하는 법안을 수주 내에 제출하겠다”며 “그의 행위는 프랑스에 대한 모독이며 어떤 법률적 보호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카위작 전 장관은 2일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고 그의 변호인이 밝혔다. 지난해 5월 올랑드 정부 출범과 함께 입각한 그는 20여년간 스위스 UBS은행에 60만 유로가량을 빼돌려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랑드 정부에서 추진 중인 재정지출 감소와 세금 탈루 추적 등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그는 “2일 수사판사를 만났으며 계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스위스 계좌에 있던 돈을 파리에 있는 다른 계좌로 옮겨놨다”고 시인했다. 그는 “내가 일으킨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탐사전문 온라인 매체는 지난해 말 카위작 전 장관이 2010년 이전 스위스 UBS은행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위작 전 장관은 외국은행 계좌 보유는 인정했지만 스위스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를 갖고 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지난달 프랑스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자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사퇴했다.

올랑드 정부는 정치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부자증세 방침은 계속 밀고 갈 계획이다. 당장 고액 연봉의 축구선수에 대해서도 75%의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장 마르크 아이로 프랑스 총리는 성명에서 “연봉 100만 유로 이상의 축구선수에 대한 세율을 7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노엘 라 그라엣 프랑스축구협회장이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축구 구단은 부자증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나왔다.

한편 올랑드의 지지기반이랄 수 있는 프랑스 좌파도 노동유연성을 인정한 노동개혁법안에 반발해 이를 좌초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