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국내문제 바쁜 오바마… 北·이란 핵 야욕에 골머리
입력 2013-04-03 18:34
재정위기 등 국내 문제로 갈 길 바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핵개발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이미 전쟁 위협에 나서고 있고, 이란과는 아직 협상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미 행정부는 물론 아시아와 유럽 동맹국들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일련의 북한 위협을 ‘허풍’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허풍에 맞서 미국도 각종 최첨단 전략 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등 무력 시위에 나서는 것 말고는 별다른 해법이 없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하지만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 결정 발표에 대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즉각 “무모한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핵시설 재가동에 대해 전력 생산과 더불어 질적·양적인 핵무력 강화가 목적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영변 핵시설을 직접 방문했던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변의 소규모 원자로는 전력 생산에는 적합한 것이 아니라 핵탄두용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다. 유럽을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결정 소식에 “한반도에 닥친 위기가 걷잡을 수 없게 됐다”며 “이제 모두 평정심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은 5∼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을 앞두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이란에 농도 20% 수준의 우라늄 농축 중단과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 금지,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란은 서방이 먼저 자국의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라늄 농축 권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제재를 철회하거나 최소한 일부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차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핵비확산 담당 보좌관은 “이번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