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핵전쟁 발발 가능성”… 해외전문가 우려 잇따라

입력 2013-04-03 18:34

북한이 3일 개성공단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자 해외 안보 전문가들도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의 전쟁 협박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차분한 남한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키는 등 군사적 대응을 한 것은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가 단순 엄포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인 랜드연구소 블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위협과 미국의 반응을 1962년 발생한 쿠바 사태에 비유했다. 쿠바 사태는 옛 소련이 1962년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하자 미국이 이에 반발해 쿠바 해상을 봉쇄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봉쇄로 전 세계는 핵전쟁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는 “현재 북한 문제가 쿠바 미사일 위기와 비슷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련의 흐름을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일부에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발발할 경우 결국 핵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키어 리버 조지타운대 교수는 외교전문 잡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단 북한과 재래식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는 핵전쟁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훈련이나 무기 측면에서 뒤지는 북한이 한·미 연합군에 대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결국 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미 연합군이 북진하면 북한 정권의 핵심부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등과 같은 운명을 피하기 위해 중국으로 망명하길 원하겠지만 최근 중국의 태도로 봐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전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핵 위기를 조장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리버 교수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 우선 한·미 양국이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전쟁을 피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임스 셔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2일 판문점에서 ABC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한반도 상황이 위험하고 휘발성이 강한 상태”라며 “현재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의 오판”이라고 말했다.

셔먼 사령관은 “김정은의 고강도 발언은 국내 상황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만일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공격을 감행한다면 충분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임무는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밝힌 그는 “한반도 상황이 냉정을 되찾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