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中, 한반도 위기 심각한 상황 판단… “生亂 원치않는다” 강한 표현 동원
입력 2013-04-03 18:40
중국 정부가 주중 남북한 대사와 미국대사를 동시에 초치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한반도 위기가 심각한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중국이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남북한 대사에게 한 발언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거나(生戰), 난리가 발생하는 것(生亂)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강한 표현이다.
장 부부장은 “남북한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기 바란다”면서 “상호 자극하지 않기를 강력히 호소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도 했다.
그는 특히 박명호 대사대리에게는 최근 북한의 계속된 전쟁 위협 행위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경고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게리 로크 미 대사에게 한국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을 통해 이에 대응하는 데에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행위로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중국 측 입장은 공산당 대외연락부 초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남경필 의원을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대표단이 3일 낮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 부장과 가진 오찬 면담에서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양자 채널 가동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중국이 현재 중단된 북한측과의 고위급 대화 재개를 위해 움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은 비핵화 포기, 6자회담 사멸, 원자로 가동 재개 등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북한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전부터 부부장급 이상 고위 당국자 간 대화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 “북한이 현 상태에서 핵 능력을 동결하고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바꾸는 것이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고 밝혀 중국 정부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