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연, 대광고 사태 다룬 영화에 2000만원 지원

입력 2013-04-03 18:29

한국교회를 집중 공격해 온 불교단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이번엔 기독 사학의 종교교육을 비난하는 영화 ‘미션스쿨’의 제작비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 ‘미션스쿨’ 감독 강의석(27)씨는 3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영화 제작을 위해 지난 달 중순 종자연에서 2000만원을 지원받았으며 시민모금 등을 거쳐 오는 6월까지 작품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씨는 “종자연 측이 인권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지원을 결정한 것 같다”며 “학생들도 자기 생각을 가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후원 외에 종자연과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영화 ‘미션스쿨’은 2004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강씨가 서울 대광고등학교 종교교육 문제를 제기한 사건과 입시교육을 반대해 만든 대안학교인 희망의우리학교 학생 이야기를 다룬 독립영화로, 이 달 중순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영화는 미션스쿨의 종교교육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션스쿨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한국교회를 공격해 온 종자연이 돈을 댄 만큼 이 영화는 미션스쿨의 종교교육권 등을 문제 삼아 기독교 선교의 자유를 공격할 우려가 있다는 게 교계의 분석이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는 3일 논평에서 “대광고 사건은 기독교학교의 종교교육을 약화시킨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종자연이 영화 ‘미션스쿨’에 제작비를 지원하고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우려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언론회는 또 “종자연의 이번 지원은 또 다른 각도에서 기독교 공격이고 기독교 종교교육을 비하하는 것”이라며 “특히 불교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은 종자연의 이런 행위는 종교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 이효상 목사는 “종자연은 자신들이 주창하는대로 종교정책연구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며 “엉뚱하게 기독교 폄하에 지출할 만큼 예산이 풍족한 지, 그 출처는 어디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종자연은 대광고 사태를 빌미로 학내 종교교육 문제를 이슈화한 장본인이다. 이들은 2010년 5월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을 초청해 “당선되면 학내 종교자유를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서약서까지 받았다.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서약대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미션스쿨의 종교교육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종자연의 예상과는 달리 미션스쿨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종교교육 금지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후 종자연은 방향을 틀어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을 수주, 미션스쿨에 대한 조사를 강행했으나 인권위는 아직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