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데뷔전… 첫 퀄리티스타트 ‘으쓱’-10개 피안타 ‘머쓱’
입력 2013-04-03 18:16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고 3실점(1자책)으로 패전을 안았다. 2010년 10월 박찬호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한국인 투수가 됐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류현진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를 기록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 매 회 안타를 내줄 정도로 고전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큰 스윙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쥐고 류현진의 공을 정확하게 공략했다. 류현진이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것은 6회 뿐이고, 4번이나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결국 류현진은 4회에 3연속 안타로 한 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팀이 0-1로 뒤진 7회 1사 2,3루에서 로날드 벨리사리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류현진의 이날 총 투구 수는 80개로 스트라이크 55개, 볼 25개였다. 구질은 포심 패스트볼 43개, 체인지업 25개, 투심 패스트볼 7개, 커브 5개로 나타났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점유율은 무려 31.25%나 됐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에 불과했다. 한국에서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구속 150㎞를 넘기는 공에도 익숙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기엔 부족했다. 그리고 제구가 잘 안돼 스크라이크존이 높게 형성됐으며 바깥쪽 패스트볼의 경우 코너워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다저스 타선도 상대 특급 좌완 매디슨 범가너의 위력적인 투구에 겨우 2안타만 뽑아내며 류현진을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
비롯 첫 등판에서 패전 투수가 됐지만 류현진은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며 메이저리그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상대로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나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병살을 유도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것은 희망적인 대목이다.
류현진도 “오늘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해 죄송하지만 다음부터는 이기는 모습만 보여주겠다”며 여전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의 피칭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변화구가 시범경기 때보다 좋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충분히 잘 던졌다”면서 “한 가지 확실한 건 류현진이 우리팀의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8일 오전 5시10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서 두 번째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