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3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판을 해서 무력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당 북핵안보전략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개성공단 출경 금지 조치 등 일련의 북한 도발 위협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원유철 특위위원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장관은 또 “만약 북한이 도발할 경우 전방은 5일 이내 적의 전력 70%를 궤멸시킬 수 있는 대비 태세가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군사 동향에 대해 “특이한 점은 김 제1위원장이 전면전에 나서 미국까지 타격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는 김 제1위원장을 군사지도자로 상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미국의 최첨단 최정예 무기가 한반도로 출격하는 것은 키 리졸브 훈련과는 별도로 유사시 한·미 연합 전력의 우위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지한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사이버 테러, 심리전을 전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군은 최근 북한 황해도 해군기지에서 잠수정 2척이 사라진 것에 주목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대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라진 잠수정은 지난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사건 때 사라졌던 연어급(130븕급)이다. 군은 동계훈련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인 개성공단 파행 사태에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북한이 우리 측 근로자의 귀환은 허용하면서 최악의 ‘인질사태’는 피했지만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안보라인을 총가동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출경이 중단된 직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곧바로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김 안보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관련 비서관 등이 수시로 모여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개성공단 전면폐쇄로 인한 우리 인원의 억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공식 입장은 표명하지 않았고, 외교안보장관회의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소집되지 않았다. 필요 이상의 반응을 보일 경우 북한을 더욱 자극하는 것은 물론 우리 국민의 안보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리스크(Risk)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측 공식 창구인 통일부는 성명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고, 현지 상황에 대한 점검과 함께 향후 예상되는 시나리오 검토에 들어갔다.
유성열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nukuva@kmib.co.kr
[北 개성공단 통행 제한] 金국방 “김정은 오판 가능성… 전쟁땐 5일내 敵 궤멸”
입력 2013-04-03 18:13 수정 2013-04-04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