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반도에서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중국 외교부 장예쑤이(張業遂) 상무 부부장은 2일 오후 베이징 주재 남북한 대사와 미국 대사를 각각 불러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난리가 일어나는 걸 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이 3일 전했다.
장 부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최근 한반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어느 한쪽이라도 도발하는 언행을 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장 부부장은 특히 신화통신에 “나는 명을 받들어 관련국 주중 사절을 만나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혀 자신의 발언이 중국 지도부의 뜻임을 분명히 했다.
장 부부장은 평양에 체류 중인 지재룡 북한대사 대신 박명호 대사대리(공사)를 먼저 초치한 데 이어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를 만났다. 중국 정부가 남북한 대사는 물론 게리 로크 미 대사를 한꺼번에 초치하기는 북한의 3차 핵실험 하루 전인 지난 2월 11일 밤 남북한과 미국, 러시아 4개국 대사를 불러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식통은 “중국 측의 이러한 모습은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앞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인테르팍스 통신에 “극한 긴장 상황에서는 아주 사소한 실수로도 통제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2일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 선언은 국제의무를 직접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첫 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와 양자 동맹 현안 등에 대해 협의했다.
케리 장관은 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대해 심각한 국제의무 위반이라면서 ‘핵 없는 한반도’가 한·미 양국의 공동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우리 자신과 ‘조약 동맹’인 한국을 방어하고 보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의 선택은 위험하고 무모하다”면서 “미국은 절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베이징=정원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wkchong@kmib.co.kr
중국이 움직인다… 남·북·미 대사 각각 불러 “전쟁 안돼”
입력 2013-04-03 18:01 수정 2013-04-04 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