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윤신] 봄철 황사에 대처하는 우리 자세

입력 2013-04-03 18:50


봄철 따뜻한 기운이 느껴질 때 어김없이 황사가 기승을 부린다. 올해는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새도 없이 때 이른 황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흡기와 피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에는 황사의 발생빈도뿐만 아니라 독성까지 높아지고 있어 사회 경제적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계절적 황사는 그 진원지가 중국 북부의 사막지대로 타클라마칸사막, 몽골의 고비사막, 황하 중류의 황토고원 등이다. 최근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와 산림개발로 인해 토양유실 및 사막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황사의 발생지역 및 그 양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사막화 현상은 중국에서만 매년 서울의 약 4배 면적에 해당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황사 발생빈도는 1년에 3∼6일이고, 늦가을과 겨울에도 관측되지만 3∼4월에 주로 발생한다. 특히 4월에 발생빈도가 가장 높다. 황사가 발생하려면 강한 바람이 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상공으로 불려 올라가게 하는 상승류가 동반돼야 하며, 대기 상공에서의 바람 방향에 따라 이동하게 된다. 즉 아무리 강한 황사가 발생해도 상층기류의 흐름이 한반도를 향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기 상층기류 흐름이 매우 강한 경우 황사가 지표면으로 하강하려면 마찬가지로 고기압의 하강기류가 필요하게 된다. 봄철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기에 황사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기상청은 황사예보제에 따라 공기 중 미세먼지 양이 400㎍/㎥ 이상이거나 800㎍/㎥ 이상이면 황사주의보와 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황사에 대비해 정책적으로 대기 질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각 개인이 자신의 주변 환경을 최적화하는 것도 중요함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황사가 왔을 때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입원환자가 증가하거나 사망 위험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수많은 실험적, 역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특히 노인, 호흡기 질환자, 심혈관 질환자, 영·유아 등에게는 황사의 피해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필요로 할 것이다.

황사는 기본적으로 공기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기도 하지만 의류, 신발 등에 흡수되면서 실내에 오래 머물게 되므로 주변 실내 공기 질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황사는 물론 실내공기 오염물질들을 대상으로 기능성 필터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별도의 장치를 적용할 필요 없이 사용하는 여재(濾材)에 특정 화학물질을 도포해 실내공기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제거 대상도 황사 등 미세먼지는 물론 집먼지 진드기, 부유세균, 알레르기 유발물질 등 다양하다. 최근 황사 전용 필터도 출시됐다. 이는 황사 먼지 중 미세먼지와 함께 유입되는 유해 가스를 효과적으로 걸러주는 기능을 필터에 더해 중국에서 불어오는 모래먼지, 중금속, 미세먼지 및 가스성 물질까지 제거가 가능하다. 공인된 기관의 실험 결과 황사 필터를 장착한 공기청정기의 분진 제거율은 99% 이상으로 황사전용 필터만으로도 85% 이상의 효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에는 황사예측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인다면 황사에 의한 건강 피해는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황사에 취약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기능성 필터가 장착된 스마트한 청정 가전기구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윤신 한양대 교수(아태실내환경硏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