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부 모르겠다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

입력 2013-04-03 18:43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그제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를 통해 전문성은커녕 준비성 답변 태도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자질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항만 권역이 몇 개이고 어업분야 GDP성장률은 어느 정도인지 등 기초적인 사실조차 몰랐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자질부족을 개탄했을 정도다.

당초 윤 후보자는 미혼으로 자녀가 없어 도덕적인 흠결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해양수산개발원 연구본부장을 거치는 등 전문가로 꼽혀 청문회는 문제도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재산 형성과정 의혹도 적지 않았으며 업무파악은 차치하고라도 진지함마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못하고도 별일 아닌 듯 웃어넘기려다 핀잔을 듣기도 했다.

자격 미달인 인사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부처 관료를 장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장관이 된 뒤에 공부를 통해 업무를 배울 수는 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 어민들의 경제 상황과 해양 자원, 영토를 둘러싼 주변국들과의 갈등이 날로 첨예해지고 있는 만큼 학습을 통해 업무를 익히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철학도 비전도 능력도 어느 것 하나 보여주지 못한 윤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부활하는 해양수산부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다. 해양 강국 실현과 수산업계의 강력한 요구로 다시 탄생한 해양수산부는 아무 생각 없는 인사가 장관으로 눌러 앉아 공부나 하고 있을 한가한 부처가 아니다. 해양·항만 분야와 수산분야의 유기적 결합 등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산처럼 쌓여 있다.

장관으로 내정된 지 한 달 보름이나 지났는데도 그동안 윤 후보자는 도대체 어디서 뭘 했는지 모를 정도로 준비가 부족했다. 서면 질의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청문회장에 나왔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였다.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박근혜 대통령은 그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해양수산 분야의 미래를 생각해 좀 더 나은 인물을 찾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