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 어떤게 있나… 원전·핵연료봉 제조시설 집중
입력 2013-04-02 22:03
북한이 2일 재가동을 선언한 평안북도 영변의 5㎿ 흑연감속로(원자로)는 플루토늄을 생산해 온 핵심 핵시설이다. 북한은 1986년 1월 이 원자로를 처음 가동한 뒤 봉인 및 재가동 과정을 반복해 왔다. 특히 2005년에는 5㎿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를 꺼냈다. 핵무기 3∼5개 제조가 가능한 무기급 플루토늄 24∼32㎏을 추출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후 2007년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원자로 폐쇄 및 봉인 조치를 취했다.
핵무기 원료로 쓰이는 순도 93% 이상의 플루토늄 239는 사용 후 연료봉에서 추출된다. 연료봉에서 플루토늄 239를 분리하려면 흑연감속로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5㎿ 원자로는 국제사회의 주요 감시 대상이었다.
영변에는 여러 핵시설이 집중돼 있다. 원자력발전소와 연구용 및 실험용 원자로, 핵연료봉 제조시설 등 10여개에 달한다. 원자로는 5㎿ 원자로 외에 1960년대 건설된 IRT-2000, 1990년대 건설이 중단된 50㎿ 원자로 및 평북 태천의 200㎿ 원자로 등 모두 4기가 있다.
연간 재처리 능력 200∼300t으로 추정되는 폐연료봉 재처리시설도 핵심 시설 중 하나다. 5㎿ 원자로의 연료봉 8000개를 연 4∼5차례 재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북한은 영변에 우라늄 농축시설도 운용 중이다. 2010년 11월에는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2000기가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규모가 작고 비밀 운용이 가능해 현황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영변 외에 다른 곳에서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운용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