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잘잘못 상세히… 3개 선거 ‘변수’

입력 2013-04-02 19:24


민주 ‘대선평가서’ 이르면 7일 발표

민주통합당이 이르면 7일쯤 발표할 ‘대선평가보고서’가 문재인 의원과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야권 잠룡들의 정치적 위상은 물론 당내 계파 간 헤게모니 싸움에 결정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보고서 내용에 따라 4·24 재·보궐선거와 대선을 주도한 주류세력 대(對) 대선에서 소외당한 비주류가 맞붙은 민주당의 5·4 전당대회, 마찬가지로 계파 간 대결로 치러질 5월 중순 원내대표 선거 등 3개의 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민감성 때문에 대선평가위원회 내부에서 최종 결과물을 놓고 힘겨루기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잘잘못 다 담긴다=보고서의 핵심은 야권 단일화 과정 및 대선 패인 부분이다. 평가위에서는 ‘아름다운 단일화’ 실패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문 의원 측과 안 후보 측 핵심 인사들을 대부분 인터뷰했고, 현재 잘잘못을 평가하는 단계에 있다. 그런데 잘잘못을 놓고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위원들과 문 후보에 가까운 당 내부 위원들 간에 의견차가 현격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외부 위원들은 문 후보 개인 판단 착오 및 선거대책본부의 실책에 패인의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내부 위원들은 안 후보 측의 무리한 주장과 선거지원 소홀 문제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홍 간사 위원도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초 31일 발표키로 한 보고서가 늦어진 핵심이 대선 패인 부분과 두 후보의 잘잘못 부분”이라며 “안 후보 본인까지 인터뷰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측근들은 웬만큼 접촉해 필요한 정보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고서에는 친노(親盧·친노무현)계 퇴진 문제와 문 의원의 대선 전 국회의원직 사퇴 문제, 선대본의 공식조직 이외 ‘친노 이너서클’ 문제, 캠프를 미래·민주·시민 캠프로 분산한 부분, 민주당이 광역단체장으로 있는 인천과 충남 등에서의 패배 문제 등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민주당 내 비주류의 ‘선거운동 보이콧’ 문제도 심도 있게 언급될 예정이다.

문 후보가 득표한 1470만표의 ‘성격’도 다뤄지고 있다. 이 표가 문 의원 개인역량 때문에 획득한 표인지, 아니면 안 후보가 도와준 부분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한 야권 지지자들의 고육지책 차원의 지지인지를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지 않는 등 ‘편향된’ 행보를 보인 부분도 문제제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선거 줄줄이 좌우할 듯=보고서에 문 의원과 안 후보가 어떻게 언급되느냐에 따라 노원병 보궐선거와 두 사람의 향후 정치적 입지가 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안 후보가 부정적으로 언급되면 노원병 내 민주당 지지자들과 중도파 지지층이 안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 범야권 지지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아울러 민주당 주류·비주류의 잘잘못 여부에 따라 5·4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가 ‘주류 심판론’ 또는 역으로 ‘비주류 심판론’ 양상으로 치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문제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통화에서 “민감한 사안이지만 모든 내용을 다 공개하겠다”며 “분량도 당초 150쪽에서 300쪽 정도로 늘렸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