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같은 수난 日 형무소서 잃어버린 15년”… 살인누명 네팔인 일기 출간

입력 2013-04-02 18:41

“잃어버린 15년을 되돌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일본 도쿄전력 여성 간부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가 밝혀진 네팔인 고빈다 프라사드 마이나리(46)는 최근 심정을 이같이 밝혔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던 마이나리가 이곳에서 쓴 일기를 정리한 책 ‘일본 형무소에서의 15년’이 이달 말 출간된다. 그는 1997년 도쿄 시부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잡혀 요코하마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해 6월 최신 DNA 감정을 통해 누명을 벗었다.

13권의 노트에 기록된 수감 일기에는 억울한 마음과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것이라는 희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감방 거울에 비친 머리카락이 점점 백발이 되어 가늘어진다. 나이를 느끼고 싶지는 않지만 이것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고생의 결과”라는 대목에선 깊은 회한이 배어나온다.

마이나리는 15년간의 억울한 수감생활을 “지옥 같았다”고 했다. 그는 교도관이 “너는 일본 여성을 살해한 나쁜 놈이다”라고 말할 때마다 얻어맞는 것보다 더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했다.

마이나리는 일본 경찰이 일방적으로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갔고 조서에 서명할 것을 겁박했다고 이야기한다. 수사관들에게 폭행도 당했고, 물을 마실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없었다. 경찰이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아내와 대학생이 된 두 딸과 함께 현재 네팔 카트만두에 살고 있는 마이나리에게 일본 정부는 형사보상법에 따라 6800만엔(약 8억1900만원) 정도의 보상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