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창→여드름, 절창→베인 상처… ‘아름다운 우리말 의학 전문용어 만들기’ 발간

입력 2013-04-02 18:21

의학용어 중에 ‘좌창’과 ‘절창’이란 게 있다. 좌창(acne)은 여드름을, 절창(cutting wound)은 베인 상처를 의미하는 단어로 쓰인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의학용어로 설명한다면 환자들이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을까?

서울대병원 피부과 은희철 교수와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정인혁 교수가 이화여대 인문학부(언어학) 송영빈 교수와 손잡고 의학 전문용어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로 바꾸는 방법을 제시한 책 ‘아름다운 우리말 의학 전문용어 만들기’(커뮤니케이션북스)를 2일 발간했다.

예컨대 ‘이치티오시스 벌가리스’ 또는 ‘심상성 어린선(尋常性 魚鱗癬)’으로 불리는 피부병이 있다. 비늘 같은 것이 생겨 피부가 거칠어지는 증상이다. 저자들은 “우리말로 보통 비늘증이라고 하면 쉽게 알아들을 것을 영어식 표기나 일본식 용어를 그대로 쓰니 환자와의 소통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전문용어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소통 가능한 용어로 변화될 때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좌창, 절창 외에 할창(cleaver wound)은 ‘찍힌 상처’, 사창(firearms wound)은 ‘총상’, 관통창(penetrating wound)은 ‘관통상처’로 바꿔야 한다고 권고했다.

은 교수는 대한의사협회 용어심의위원회 위원, 정 교수는 대한해부학회 용어심의위원장으로 우리말 의학용어 만들기에 앞장서왔다. 송 교수는 언어학자이자 대표적인 전문용어 연구가로 알려져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