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엔 ‘골초’ 속초엔 ‘주당’ 가장 많다
입력 2013-04-02 18:21 수정 2013-04-02 22:05
담배를 제일 많이 피우는 곳은 충북 음성, 술을 많이 마시는 지역은 강원 속초였다. 반면 경기 과천은 성인남성 흡연율, 전남 진도는 성인 고위험 음주율이 가장 낮은 ‘건강한’ 지역으로 꼽혔다.
질병관리본부가 2일 발표한 전국 253개 시·군·구별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보면 술·담배·운동습관 같은 건강지표는 지역별로 2∼5배나 차이가 났다. 성인남성 흡연율이 가장 높은 상위 3곳은 음성(60.4%)-태백(58.4%)-양양(57.7%)으로 과천(33.3%)-분당(34.7%)-서초(35.3%)에 비해 2배 가까이 담배를 많이 피웠다.
음주 습관의 격차는 더 컸다. 고위험 음주자(남성은 소주 7잔, 여성은 5잔 이상) 비율의 경우 속초(28.7%)-영월(28.4%)-홍천(26.7%)은 진도(6%)-보성(7.2%)-문경(8.3%)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았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는 강원과 제주의 음주·흡연 습관이 가장 나빴다. 강원과 제주는 흡연율 49.9%와 49.4%, 고위험 음주율 19.5%와 18.8%로 각각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술을 덜 마시는 지역은 호남이었다. 전남(13.5%)-전북(13.7%)-광주(14.1%) 순으로 음주율이 낮았다. 전북은 음주율과 흡연율(44.4%) 모두 전국 최저 수준이었다.
통념과 달리 대도시 사람들은 농어촌 거주자에 비해 더 많이 걷고 날씬했다. 가장 많이 걷는다고 답한 서울의 경우 10명 중 5명이 ‘하루 30분 1주일에 5일 이상 걷는다(걷기실천율)’고 답한 반면 제주에서는 응답자가 3명을 조금 넘었다. 걷기실천율은 서울(52.1%)-대전(48.2%)-부산(46.9%)이 높고 강원(28.4%)-경북(31.3%)-제주(34.4%)가 낮았다.
많이 걷는 지역 주민은 비만율도 낮았다. 비만율은 대도시인 대전(22%)-대구(22.2%)-부산(22.4%)이 낮은 반면 제주(30.1%)-강원(26.7%)-세종(26.3%)은 높았다. 고혈압 진단율(30세 이상)은 충남(20.8%)-강원(20.8%)-세종(20.4%)에서 높게 나타났고 경남(16.7%)-전남(17%)-경북(17.3%)은 전국 최저 수준이었다.
한국인은 지난 5년간 술·담배는 많이 줄였으나 덜 걷고 조금 더 뚱뚱해졌다. 남성 흡연율은 2008년 49.2%에서 2012년 46.4%로 소폭 하락하고 같은 기간 고위험 음주율도 18.4%에서 16.1%로 줄었다. 반면 걷기실천율은 2008년 50.6%에서 40.8%로 10% 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비만율도 21.6%에서 24.1%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 박혜경 만성질환관리과장은 “음주 및 흡연 습관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기대만큼 빠른 속도는 아닌 만큼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