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자연대 졸업생… 이공계 중 취업률·월 평균 임금 가장 낮아
입력 2013-04-02 18:17
이공계 중 자연계열의 취업률이 공학계열보다 크게 낮고, 월 평균 임금격차도 최대 90만원이나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계열 전공자의 비정규직 취업도 크게 늘었다.
한국직업능력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4년제 대학 이공계 학과별 노동시장 성과분석’ 보고서에 나타난 결과다. 보고서는 2007년과 2010년 4년제 대학 졸업생 1만8000명의 졸업 2년 후인 2008년과 2011년 취업 상황 및 임금 등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2010년 졸업한 4년제 대졸자의 2011년 전체 취업률은 79.1%, 평균 임금은 199.4만원이었다. 의학계열은 취업률 88.4%, 월 평균 임금 242.6만원으로 가장 성과가 좋았다. 이어 공학계열 취업률이 81.4%, 월 평균 임금은 225.3만원이었다. 반면 자연계열은 취업률이 73.8%에 머물러 전체 대졸자 취업률보다 5.3% 포인트 낮았고, 월 평균 임금도 179.4만원에 그쳤다.
공학계열 중에서는 기계전공 분야의 취업률이 83.9%로 가장 높았고, 월평균 임금은 254.3만원이었다. 토목 전공자의 취업률은 73.3%, 월평균 임금은 219만원으로 공학계열에서 가장 낮았다. 자연계열은 취업률과 평균임금이 모두 공학계열 전 학과보다 낮았다. 생물, 화학 분야 취업률은 각각 66.4% 64.5%에 그쳤고, 월평균 임금도 164.6만원과 185.4만원으로 공학계열과 임금 차이가 최대 90만원까지 벌어졌다.
2008년에 비해 2011년 전체 취업률은 높아졌지만 취업의 질은 오히려 악화됐다. 4년제 대졸자 전체 취업률은 2008년 76.1%에서 2011년 79.1%로 3% 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정규직 비율은 2008년 69.4%에서 2011년 59.7%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자연계열에서 비정규직이 급증했다. 2011년 기준 공학계열인 기계, 전기?전자 전공의 정규직 취업 비율이 70%를 넘었지만 자연계열 수학, 물리, 화학 등 전공분야 정규직 취업비율은 모두 50%대에 그쳤다. 특히 생물학 전공의 경우 정규직 취업 비율이 45.7%에 불과했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정규직 등 좋은 일자리 취업 비율도 차이가 컸다. 기계, 전기·전자 취업률은 50%를 넘어섰지만 건축·수학은 20% 수준이었다. 생물학은 2008년 37.6%에서 2011년 17.9%로 절반 이상 줄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황규희 연구원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대학 특성화 전략을 짜고 자연계열에 선택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