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회’ 된 청문회…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에 “캘수록 미담만 나와”

입력 2013-04-02 18:17


채동욱(54)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는 부드러웠다. 야당 의원들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칭찬 청문회”라는 말까지 나왔다. 박근혜 정부 들어 가장 부드러운 청문회였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칭찬회’ 같다”고 했고,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보좌진들에게 (의혹을) 파라고 했는데 ‘파면 팔수록 미담만 나온다’고 하더라”고 해 좌중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검찰에 저돌적인 박영선 법사위원장도 “채 후보자가 자료 제출 시한을 넘기지 않은 점, 청문회 준비팀이 노력해준 점에 대해 칭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이례적인 덕담을 건넸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 출신 인사나 일반 국민들로부터 채 후보자가 ‘정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많이 왔다”고 말했고,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공직 후보자 단골메뉴인 병역기피, 위장전입, 탈세 등 의혹이 하나도 없던데, 총장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자기 관리를 해왔느냐”고 물었다. 채 후보자는 “그냥 그렇게 살아온 것뿐”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이 오갔다. 채 후보자는 검찰 개혁에 대해 “대통령의 공약과 여야 간 합의된 부분은 전반적으로 존중돼야 한다. 검찰 개혁을 추진할 각오가 돼있다”며 “다만 대검 중수부 폐지에 따른 부패 수사의 공백이 우려돼 보완책이 선행된 후 폐지돼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채 후보자가 강신욱 전 대법관,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속한 ‘강산회’ 회원이라고 공개했다. 박 의원은 “강산회를 이끄는 강 전 대법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군(軍) 내 하나회처럼 검찰 내 이런 모임이 존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채 후보자는 “친목 성격의 모임”이라며 “(오해가 없도록) 유념해서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지난 연말 검찰 주요 간부의 비리를 야당에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검찰총장이 자기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서 자기 부하의 비리를 야당 의원에게 제보하는 것이 정의냐? 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채 후보자는 이와 관련 “(내용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에 체류 중인 한 전 총장은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뚱딴지 같은 소리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