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늘 외면당했던 나비스코 우승향해 힘찬 도전

입력 2013-04-02 17:37

미국여자프골프(LPGA) 투어 ‘코리안 시스터즈’의 맏언니 박세리(36·사진·KDB금융그룹)에겐 아직 못다 이룬 꿈이 있다. 투어 25승으로 200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지만 마음 한 구석엔 채우지 못한 허전함이 늘 도사리고 있다. 바로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갖지 못한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컵이다. 그는 지난달 7일 골프용품 카이도골프와의 후원계약식에서도 “올해 나비스코대회에 꼭 우승하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박세리는 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 다이나쇼어코스(파72·6738야드)에서 시즌 첫 메이저대회로 열리는 이 대회에 도전장을 냈다.

올 시즌 초반 혼다 LPGA 타일랜드 3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샷감도 좋다. 동계훈련도 ‘영원한 스승’인 아버지와 함께 마쳤다. 초등시절부터 스윙코치였던 아버지는 이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면에서 박세리를 지근에서 돕고 있다.

하지만 이 대회는 한국선수들과는 인연이 없다. 대회 코스가 사막지대인 팜스프링스에 자리잡아 사막의 돌풍이 변수로 작용하는데다 전장까지 길어 정교함이 무기인 한국선수에게 불리하다. LPGA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100번 이상 우승했지만 챔피언이 18번홀 옆 호수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맛본 선수는 단 2명 밖에 없다. 이제는 은퇴한 박지은이 2004년 첫 우승한 뒤 지난해 유선영(27·정관장)이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과 연장전끝에 정상에 올라 첫 메이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김인경은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18번홀에서 30㎝가량의 파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으로 끌려들어갔다. 이 둘은 올해도 나란히 대회에 나서 2연패와 설욕전을 각각 노린다.

이들 외에 지난해 US여자오픈 챔피언 최나연(26·SK텔레콤)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신지애(25·미래에셋)도 우승에 도전한다. 시즌 2승에 도전하는 박인비(25)와 서희경(27·하이트진로),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 등도 출전한다. 프로대회 최연소 우승기록을 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도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청야니(대만)의 대결도 주목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