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생명의 이야기, 그 14년의 기록들… KBS1 ‘환경스페셜’
입력 2013-04-02 17:29
환경스페셜(KBS1·3일 밤 10시)
KBS 환경 다큐멘터리 ‘환경스페셜’이 처음 전파를 탄 건 1999년 5월이었다. 제작진은 이후 14년 동안 한반도 방방곡곡을 누비며 우리나라의 생태를 조명하고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고발해왔다. 깊이 있는 시각으로 매주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14년의 시간은 수많은 진기록을 남겼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PD만 216명이나 된다. 총 방송시간은 2만7000여분에 달한다. 제작진은 강원도 인제 백담계곡의 봄 풍경을 전한 첫 회 ‘봄 깨어남’을 시작으로 그동안 다양한 ‘생명의 이야기’를 전했다.
방송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심도 있게 조명하기도 했다. 멧돼지와 사람의 충돌, 마을을 습격한 정체불명의 파리떼 등 인간과 동물의 갈등을 기록했다. 공장식 사육시설에 갇혀 지내는 가축들의 처참한 실태, 동물실험의 실체 등을 전하며 동물 복지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환기시켰다.
제작진은 3일 프로그램 종영을 맞아 그간 ‘환경스페셜’이 걸어온 궤적을 되짚어 본다. ‘환경스페셜’은 과거 세계적 희귀종 붉은 박쥐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고 고라니의 짝짓기 장면, 제주도 바다거북의 일상 등도 포착해 화제가 됐다.
그동안 미처 이루지 못한 아쉬운 경험도 솔직하게 전한다. 제작진은 “‘새만금 100일간의 기록’ 등은 자연의 신비와 보존가치를 함께 소개했지만, 현실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KBS는 8일 봄 개편에 따라 그간 방영돼온 ‘환경스페셜’ ‘역사스페셜’ ‘KBS 스페셜’ ‘과학스페셜’ 등 4개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KBS 다큐 1’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