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네…” 꽃비 내린 어느 봄날 한장의 추억

입력 2013-04-02 17:25 수정 2013-04-02 18:13


‘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벚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주 수요일, 경남 진해는 지난 1일 벚꽃축제가 시작됐다. 꽃봉오리들이 금세라도 터질 듯한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 잔치는 12일 막이 오른다.

눈과 마음에만 담아놓기에는 너무 멋진 벚꽃. 바람에 흩날리는 연분홍 꽃잎을 맞으며 걷는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면 카메라를 들고 나서자.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 자체도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고, 촬영을 쉽고 재미있게 도와주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있어 따로 카메라를 준비할 필요도 없다. 단, DSLR 카메라를 갖고 있다면 자동에 놓지 말고 상황에 따라 감도와 조리개 등을 조정해보자. 올봄 벚꽃을 영원한 추억으로 남겨줄 멋있는 사진 촬영 요령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캐논 코리아 아카데미 황종환 담당은 “구도만 잘 잡아도 사진에 생동감을 부여해 줄 수 있다”고 했다. 벚꽃을 배경으로 한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가로 세로 각각 3등분했을 때 생기는 4개의 교차점 중 하나에 피사체 즉, 인물을 두면 사진에 안정적인 균형이 생긴다고.

황씨는 “DSLR카메라로 촬영할 때 낮에는 조리개를 F4.5∼9로 조절하면 꽃과 인물이 모두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일러 준다. 인물에 초점이 맞춰진 사진을 찍고 싶다면 조리개를 F2.8 이상으로 개방한 뒤 인물은 렌즈에 가까이, 벚꽃은 렌즈에서 멀리 배치해 구도를 잡으면 멋진 포커스아웃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초점을 인물의 눈에 맞추면 예쁘게 나온다.

벚꽃은 밤에 더 예쁘다. 출사코리아 조웅제(송원) 작가는 “야간 촬영을 할 때는 삼각대를 준비하도록 하고, 감도조절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밤이나 날씨가 흐릴 때는 낮에도 감도를 800 이상으로 올려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조 작가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생생하게 담고 싶다면 셔터 스피드를 1/250초 이상으로 빠르게 하고, 조리개는 F 5.6∼9, 감도는 200에 놓으라”고 귀띔했다. 맑은 날 기본 셔터 스피드는 1/125초다.

벚꽃 때문에 사진을 찍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사람이다.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면 사진이 잘 받는 메이크업을 하자.

헤라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진수 차장은 “자연광이 비치는 낮에는 CC크림이나 메이크업 베이스를 활용해 피부 자체가 빛나 보이도록 연출하라”고 말했다. 파우더를 발라 보송보송한 피부보다는 촉촉한 피부가 사진 속에선 더욱 빛나 보이기 때문. 이 차장은 “연한 갈색이나 살구색 아이섀도로 눈가를 정리하고,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로 눈매를 또렷이 연출하고, 입술과 볼터치도 자연스러운 코랄(산호)이나 피치(복숭아) 색상을 발라 생기를 주면 사진이 잘 받는다”고 조언했다.

밤에 찍은 사진은 간혹 얼굴이 허옇게 떠 보이거나 부어 보이기도 한다. 맥 프로이벤트팀 이지민 부팀장은 “눈두덩에 자연스러운 갈색 아이섀도를 펴 발라 깊이를 더해 주고, 얼굴 윤곽선을 따라 셰이딩 제품을 발라 얼굴에 입체감을 주면 된다”고 해결책을 내놓는다. 이 부팀장은 또 “밤에는 플래시에 의존하므로 피부가 번들거리거나 떠 보일 수 있으므로 피부 표현을 매끈하고 보송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입술은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상으로 분위기 있는 메이크업을 연출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남성들도 낮에는 BB크림, 밤에는 ‘여친’의 파우더 팩트를 빌려 이마와 코 등을 살짝 눌러 주면 사진이 훨씬 잘 받을 것이다.

흰색이나 검정색 옷을 좋아한다고 해도 벚꽃축제장에 갈 때는 피하자. 특히 여러 명이 같이 찍을 때는 ‘민폐’다. 조웅제 작가는 “흰색은 반사가 심하고, 검정색은 빛을 흡수해 다른 색과 노출차이가 많이 나 조절이 어렵다”면서 요즘 유행하는 네온색상 의상도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옷이 시커멓게 나오거나 옷만 강조돼 사진을 망칠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