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친구야 친구’ 등 히트곡 남기고… 가수·MC 박상규씨 별세

입력 2013-04-01 21:34

‘조약돌’ ‘둘이서’ 등의 노래로 197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가수 겸 MC 박상규(71)씨가 1일 별세했다. 2000년과 2008년 두 차례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고인은 투병 생활을 해오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인천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인천 출신의 고인은 1963년 KBS 1기 전속가수로 데뷔했다. 초창기 트리오, 듀오, 4인조 프로젝트 그룹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쳤고, 70년대 들어 솔로 활동을 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친구야 친구’처럼 간결한 멜로디에 친근한 노랫말을 실은 음악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대한가수협회 김원찬 사무총장은 “‘조약돌’ ‘둘이서’와 같은 팝 발라드 풍 노래로 대히트를 친 가수였다”며 “MC로도 활약했는데 발병 뒤로는 거의 활동을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80∼90년대엔 라디오 DJ와 TV 예능프로그램 사회자로 명성을 떨쳤다. MBC ‘명랑 운동회’를 비롯해 ‘토요일, 토요일 밤에’ 등 당대 최고의 프로그램 사회자를 도맡았고, MBC 라디오 ‘싱글벙글쇼’의 DJ로도 활약했다. 영화로도 진출해 1986년작 ‘방황하는 별들’에선 주연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다. 이렇듯 다양한 활동을 인정받아 2004년 제11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엔 방송과 거리를 두고 처남과 함께 인천에서 라이브 카페 등을 운영하며 지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재활 치료를 받으며 “힘내서 일어나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공개돼 관심을 받았으나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후배 가수와 네티즌의 애도 글이 이어졌다. 태진아, 허참 등 고인과 활동했던 이들은 “국민들에게 큰 웃음과 즐거움을 주셨던 분인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가수 윤종신은 트위터에 “어릴 때 선배님의 감성과 웃음을 보고 느낀 후배”라며 “고(故) 박상규 선배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영애씨와 아들 종희, 종혁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