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전 미래부 장관 후보자 “나는 스파이·아내는 매매춘 연루 마녀사냥식 공격받아”
입력 2013-04-01 21:37
이중국적 논란으로 사임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기고문에서 자신의 낙마와 일부 언론의 인신공격성 검증에 대한 서운함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김 전 후보자는 ‘새로운 세상의 오래된 편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치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던 내가 장관직 수락을 결정한 것은 좀 순진했다”며 “정·관·재계에서 변화에 저항하는 세력은 내 국적을 문제 삼아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녀사냥에 비유할 수밖에 없는 독기 서린 공격은 인터넷은 물론 주류 언론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나는 스파이였고 내 아내는 매매춘에 연루됐다는 식의 중상모략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김 전 후보자는 “나는 중앙정보국(CIA) 자문위원직을 자랑스럽게 맡았으나 이 자리는 결국 조국인 대한민국에서 장관직 내정 후 갖가지 소문을 만들어내는 단초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한국의 정치적 환경과 기업 환경에서는 ‘아웃사이더’인 내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명백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아시아의 호랑이로 고속성장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힌 그는 “21세기에 가장 성공하는 국가와 경제는 국적과 관련된 오랜 편견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