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출자·출연기관들 잡음

입력 2013-04-01 20:47

대구시 출자·출연기관들이 곳곳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의 인사정책과 감시 기능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들끓는 상황이다.

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은 이성근 원장의 연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대경연 노조는 오는 19일로 임기가 끝나는 이 원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 측은 “원장이 연구원들의 연구실적을 자신의 실적으로 둔갑시키고 연구원에게 고가의 양주를 상납토록 하는 것은 물론 대경연구원을 개인의 홍보도구로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원장의 연임 문제를 논의한다.

이 원장은 전임 원장인 홍철 현 대구가톨릭대 총장이 2011년 4월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돼 같은 해 6월 후임 원장으로 선임됐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패션연)도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패션연 이사회는 지난 15일 김창규 현 패션연 기획경영본부장을 원장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김 내정자가 2011년 자격 없는 대구시 패션 관련 담당부서 공무원의 딸을 부당하게 채용한 일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져 자격 시비가 일었다. 결국 김 내정자는 1일 자진 사퇴했다.

불씨는 여전한 상태다. 시민단체와 노조는 “패션연이 장비구입 과정에서 비리를 저질렀고 이번 사태의 책임도 이사회에 있다”면서 이사들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대구문화재단도 최근 김정길 대표가 임기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채 재단을 떠나면서 구설에 올랐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대구방송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대표직을 그만두면서 책임성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출자·출연기관에서의 잇단 잡음으로 감시·감독 책임이 있는 대구시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대경연은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번갈아가며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은 김 시장이 이사장이다. 패션연도 매년 7억∼10억원을 대구시에서 지원 받는 형편이다.

정해용 대구시 의원은 “시나 이사회는 일 잘하는 적임자가 분명히 있는데도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인사를 결정한다”면서 “대구시에 검증·감시 시스템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