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부는 ‘생명 나눔’ 바람

입력 2013-04-01 18:45 수정 2013-04-01 22:07

인터넷에 ‘생명나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인체조직 기증 희망 서약 ‘만명의 약속’ 캠페인이 시작된 지 2개월 만에 2000명 넘는 네티즌들이 동참했다. 화상, 골육종(뼈암) 등으로 피부나 뼈를 이식 받았거나 필요로 하는 불우 환자를 돕기 위한 모금액도 5000만원을 넘어섰다.

보건복지부,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와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2월 7일부터 다음 아고라 ‘희망해(hope.daum.net)’ 코너에 함께 마련한 ‘만명의 약속’ 캠페인 페이지에 1일 현재 1만6700여명이 참여했다. 이 중 2090여명은 인체조직 기증 서약을 했다.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00여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인체조직 기증은 사후에 피부, 뼈, 혈관, 심장판막 등을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은 기증 서약자 1인당 1000원, 트위터·페이스북 보내기, 블로그 담기 등을 통해 1인당 100원씩 후원하는 프로그램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1000원∼10만원의 소액결제 기부까지 합쳐 지금까지 모아진 금액은 5100여만원이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후원 모금은 저소득층 환자 지원에 전액 기부된다.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관계자는 “우선 2010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화상을 입고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여정호(28·남)씨와 골육종 치료를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페루 소녀 하이디 로리아니(13)양에게 지원될 예정”이라면서 “나머지도 인체조직 이식이나 후원이 절실한 환자들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씨는 그동안 10여 차례 피부이식을 받았고 앞으로도 수차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예상 치료비만 5000여만원에 달해 가족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난해 6월 페루에 파견된 한국인 신부의 도움으로 한국에 오게 된 하이디양은 3개월 뒤 서울성모병원에서 오른쪽 팔뼈에 생긴 암을 떼어내고 국내인이 기증한 뼈를 이식받은 후 현재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만명의 약속’ 페이지에는 두 사람에 대한 응원과 인체조직 기증을 독려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다음은 임직원들에게 인체조직 기증을 적극 알리기 위한 교육에도 나섰다. 회사 측은 지난달 27∼28일 서울과 제주도 본사에서 IT 기업으론 처음으로 ‘사랑의 나눔 점심’ 행사를 열었고 자발적 참가자 41명 중 20명이 실제 기증 서약을 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