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순익 30대 그룹의 80%… ‘성장 쏠림’ 더 심해졌다

입력 2013-04-01 18:27 수정 2013-04-01 22:30


30대 그룹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의 순이익이 30대 그룹 전체 순이익의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2013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현황’을 통해 2009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30대 그룹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의 자산규모는 이날 기준 716조원에 달했다. 이는 30대 그룹의 자산총액 1295조원 가운데 55.3%를 차지하는 수치다. 2009년 4대 그룹의 비중이 49.6%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5.7% 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삼성그룹은 자산총액이 306조1000억원으로 집계돼 30대 그룹 중 최초로 자산총액 3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자산 기준으로 5∼10위인 중위그룹이 30대 그룹의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6.6%에서 올해 23.4%로 낮아졌고, 11∼30위인 하위그룹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3.9%에서 21.4%로 줄어들었다.

5년간 평균 자산총액의 연평균 증가율 역시 4대 그룹이 19.8%로 집계돼, 각각 10.6%와 11.9%를 기록한 중위그룹이나 하위그룹보다 훨씬 높았다.

순이익을 보면 4대 그룹으로의 경제력 집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4대 그룹의 순이익은 45조7000억원으로 30대 기업의 총 순이익(57조3000억원)의 79.8%를 차지했다. 2009년 70.5%에서 10% 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위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에서 16.0%로 뚝 떨어졌다. 하위그룹 비중은 올해 4.3%에 그쳤다.

한편 경기침체와 경제민주화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수가 줄어들었다. 이날 공정위가 발표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62개의 계열사 수는 총 1768개로 지난해보다 대기업집단 수는 1개, 계열사 수는 63개 줄어들었다. 대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수도 28.5개로 전년보다 0.6개 감소했다.

2009년 현행 지정기준을 도입한 이래 대기업집단 계열사 수가 감소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는 2009년 1137개, 2010년 1264개, 2011년 1554개, 2012년 1831개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위그룹 편중 현상은 자산, 부채비율, 매출, 순이익 등 경영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4대 그룹과 나머지 그룹 간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