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文도움 싫어… 安, 민주당과 선긋기
입력 2013-04-01 18:22 수정 2013-04-01 11:39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도울 생각이었던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의원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민주당과 문 의원이 안 후보를 적극 돕고 나설 경우 오히려 지지율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당초 노원병에 무공천 결정을 내린 민주당이 안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 경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없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와 관련 안 후보가 “고민해보겠다”고 할 정도였다. 새 정치를 내세우며 여야를 전부 다 비판해온데다, 문 의원과는 대선 때 볼썽사나운 단일화 대치까지 벌인 상황에서, 선거에 임박해 갑자기 지지를 받으면 새 정치와 거리가 먼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홀로 서지 못하는 아마추어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 때 안 후보와 문 의원 간의 화학적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데 국민들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며 “둘 사이 앙금이 남아 있는데다 무공천에 대한 당내 반대 의견도 있어 민주당 지원이 역효과를 내리란 예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이런 해설을 뒷받침할 만한 수치도 나왔다. 조선일보가 지난 30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안 후보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 간 양자대결 시 지지율은 52.8%, 34.3%로 18.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문 전 후보의 적극 지원’을 가정할 경우엔 47.2%, 39.7%로 격차가 오히려 줄었다. 안 후보 지지자의 20.7%가 허 후보 쪽이나 부동층으로 이탈했다. 특히 노원병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이 보수층 31.6%, 중도층 35.6%, 진보층 23.2%로 나누어지는데, 양자대결 시 보수층 가운데 38.0%가 안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문 의원이 나서면 이 표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4.4% 포인트 이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안 후보가 민주당이나 문 의원에게 SOS를 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안 후보는 현지 지역 사정에 밝은 민주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의 도움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인사는 “이 위원장 지지층을 민주당 지지자들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하면 허 후보의 지지표를 뺏어가는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가 이를 방증한다”고 했다. 무소속 출마설이 돌았던 이 위원장은 이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안 후보를 적극 돕겠다고 발표했다. 안 후보도 “이 위원장께 죄송스럽다. 뼈를 깎는 결단이었다. 지지자들의 상실감도 마찬가지”라고 화답했다. “저의 정치 선배” “지역 토박이”라고 격찬하면서도 민주당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노원병은 야당색이 짙은데 문 의원이 돕는다면 안 후보의 지지율이 1%포인트라도 올라가야 맞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