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등 15기 무더기 사의… 檢 고위직 물갈이 시작

입력 2013-04-01 18:11 수정 2013-04-01 22:20

검찰 고위 간부들이 1일 줄사표를 냈다. 최교일(사법연수원 15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조금 아쉬울 때 떠난다”며 사의를 공식화했고, 김홍일 부산고검장도 내부게시판에 “저는 이제 검찰을 떠나려 한다”며 사퇴의 변을 남겼다. 이창세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송해은 사법연수원 부원장도 각각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모두 사법연수원 15기다. 앞서 사법연수원 14기로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의 동기인 김진태 대검 차장과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이 지난달 사퇴하거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의 사퇴로 고검장급 9자리 중 8자리가 공석이 됐다.

고검장급인 15기들이 잇달아 용퇴하면서 2일 채동욱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검찰 인사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 고검장 주류인 15기 중 2명 정도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사퇴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분위기를 좀 바꾸고 싶어 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공석인 고검장 자리에는 16기가 대거 승진할 것으로 보이며, 17기 중에서도 일부 진급자가 나올 수 있다. 특히 대검 중수부 폐지로 권한이 대폭 강화될 서울중앙지검장에 누가 낙점될지 주목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수남 수원지검장, 국민수 법무부 검찰국장, 정병두 인천지검장, 임정혁 대검 공안부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16, 17기의 고검장 진급이 이뤄질 경우 검사장 승진 폭도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현재 55명에 달하는 검사장(차관급) 수의 축소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정확한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검찰 인사 폭이 커지는 것은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기류가 작용한 듯하다. 박근혜 정부가 새로 출범한 만큼 대폭 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겠다는 의미다. 이명박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최교일 지검장이 용퇴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15기들에게 모종의 ‘사인’이 전달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남도영 강주화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