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피해 中企에 1000억 저금리 대출”
입력 2013-04-01 18:07
정부가 우대금리로 1000억원을 직접 대출해주는 등 엔저(円低) 피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1일 서울 여의도동 수출입은행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장관간담회를 갖고 ‘최근 엔화 약세의 영향 및 대응방안’을 논의·확정했다. 정부는 코트라에 엔저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해외 바이어 동향 점검, 특이사항 상시보고 등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엔저 피해기업에는 특별 유동성을 지원한다. 정책금융공사는 엔저 피해 중소·중견기업에 기존 대출금리보다 0.2% 포인트 감면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직접대출 프로그램(1000억원 규모)을 신설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엔저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특례보증을 도입해 기존 보증은 1년간 전액 만기 연장하고, 신규 보증은 보증료 감면폭을 0.2% 포인트로 늘리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신용평가를 생략하고, 수출이행능력 및 수출거래 안전성만 평가해 100% 신용으로 대출해주는 ‘수출중소기업 특례신용대출’을 활성화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옵션형 환변동보험을 새로 만든다. 기존 환변동보험은 지정환율보다 환율이 오르면 보험가입 중소기업으로부터 환수금을 징수하지만 이 상품은 환수금이 없다. 무역보험공사는 농산물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현재와 같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수출·성장 위축, 산업경쟁력 저하, 중소기업 피해 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이 구로다 하루히코 신임 총재 취임 이후 통화완화 조치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1988년 6월부터 90년 5월까지 엔화 약세,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는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성장률은 88년 11.7%에서 90년 9.3%로 하락했다. 수출증가율은 88년 28.4%에서 90년 4.2%로 급락했다.
다만 정부는 올 하반기 세계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될 경우 성장·수출 둔화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화 강세 흐름을 세계 경기회복세가 보완하면서 성장률과 수출이 추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